그때 바람이 불어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보고
한중이 말하기를 "바람이 움직인다" 하고
다른 한중은 "깃발이 움직인다 하며 의론이 끊이지 않는다.
그때 내가 나서서 말하기를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며 깃발이 움직인 것도 아니라 당신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요" 하였다
(육조 혜능, 단경에서)
위앙종의 개조인 앙산혜적(807~883)에게 '묘신니'라고 부르는 비구니제자가 있었다.
어느날 山內의 외교관이라 할수 잇는 혜원주 자리가 비어 묘신니가 그 직을 맡았다.
그녀가 혜원주의 중직을 맡은 다음날 17명의 승려들이 수행차 앙산에 도착했다.
날이 어두웠으므로 앙산혜적이 있는 도량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묘신니의 혜원에 머물게 되었는데
저녁식사후 이야기를 하다가 6조 혜능의 "풍동번동(風動幡動)의 이야기'로 17명의 승려들이
제각기 생각되는 바를 이야기 했지만 오랬도록 결론을 못내리고
자연히 묘신니가 있는곳까지 그소리가 그대로 들려왔다.
이것을 듣고 있던 묘신니는 "17명이나 되는 중들이 와글와글 모여있으면서
아직 불법의 입구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니,
고생하여 멀리 이곳까지 왔지만 부질없는 짓들만하고 있군"
한시자가 이말을 듣고 17명의 승려에게 가만히 전하자
깜작놀란 승려들은 묘신니에게 가르침을 청하였다.
"그것은 바람이 움직인것도 아니고 깃발이 움직인것도 아닙니다.
더욱이 마음이 움직였다는것은 당치도 않습니다"
17명의 승려들은 앙산혜적의 도량에 올라가지도 않고 그대로 돌아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마음이 움직였다는것은 당치도 않습니다.
이 무슨 도리인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